얼마 전에 글을 하나 썼다. 나는 아직 식습관을 바꿀 마음이 없다고. 그냥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근데 며칠 지나니까 마음이 바뀌었다. 딱히 대단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어느 순간, 한번 해볼까 싶었다.
범이론적 모델에서는 이걸 숙고 단계라고 부른다. 바꾸겠다고 결심한 게 아니라, 바꾸는 걸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상태. 전숙고에서 숙고로 넘어온 것이다.
숙고 단계의 특징이 있다. 하고 싶은 마음과 하기 싫은 마음이 동시에 있다는 것. 바꾸면 좋겠다는 건 알겠는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귀찮기도 하고, 또 실패할까봐 겁도 난다.
그 양가감정이 지금 나다. 바꾸고 싶어졌다는 건 맞는데, 내일부터 완벽하게 해낼 자신은 없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할 일은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장단점을 솔직하게 따져보는 거라고 한다. 바꿨을 때 뭐가 좋아지는지, 바꾸지 않으면 뭐가 계속되는지.
물을 마시면 피부가 달라질 수 있다. 사탕을 줄이면 콜라겐이 덜 손상된다. 밥을 제때 먹으면 혈당이 안정되고, 몸이 덜 붓는다. 원하는 탱탱함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지금처럼 계속하면? 아는 것과 느끼는 것 사이에서 계속 찝찝하게 살 것 같다.
숙고 다음은 준비 단계다. 30일 안에 실제로 뭔가를 시작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잡는 것.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일단 오늘은 저녁 식사 시간을 메모했다. 8시 47분. 생각보다 늦었다.
작은 거지만, 뭔가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